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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나비-끝까지 가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게임/게임 리뷰 2023. 11. 20. 04:04

    이 글은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게임 소개

     

    원더포션에서 개발하고 네오위즈에서 유통한 올해 11월 9일에 발매된 국산 인디게임입니다.

    현재 22년 6월부터 시작된 얼리엑세스 기간부터 약 6000개의 평가 중 96%의 평가가 긍정적인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게임이며

    그 6000개의 평가 중 절반인 3000개는 정식 출시가 된 지 한 달 만에 달린 평가입니다.

     

    조선을 배경으로 근미래 사이버펑크 세계관을 테마로 삼은 2D 플랫포머 게임입니다.

    사슬 팔을 사용하는 주인공을 조작해 장애물이 있는 맵들을 진행하는데

    이 사슬팔을 이용한 압도적인 기동성에서 나오는 시원한 플레이가 게임의 주된 재미 요소입니다.

     

    게임 플레이

    산나비를 플레이한 많은 사람들이 감동적인 스토리에 큰 감명을 받지만,

    게임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2D 플랫포머 장르로서의 게임 플레이가 재미가 없다면

    사람들은 분명 그 감동적인 스토리를 보기 전에 게임을 종료하고 환불버튼을 눌렀을 겁니다.

    즉 산나비는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스토리를 전부 감상하게 할 정도의 인게임 플레이에서의 재미 또한

    갖추었다고 볼 수 있겠죠.

     

    플랫포머

    우선 산나비에서는 모든 능력을 한꺼번에 해금시키지 않습니다.

    처음에 해금되는 요소는 기본적인 사슬팔 액션과 기본적인 공격기능밖에 존재하지 않죠.

     

    사실 스크린샷과 같이 스윙 대쉬나 피격 시 발동되는 리버셜 대시 같은 기술들이 존재하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딱히 해당 기술에 숙달되지 않더라도 게임 클리어에는 큰 지장이 없죠.

    하지만 이를 잘 응용하여 활용한다면 좀 더 편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맵의 장애물들을 돌파할 수 있습니다.

    산나비에서는 이런 기술들을 게임 초반에 해금하여서 플레이어들에게 선택지를 줍니다.

    이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응용해가며 사용할 건지 아니면 이 기술들을 적당히 내버려 둘지 말이죠.

    여기에 딱히 강제성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거 몰라도 게임 깨는 데는 지장 없거든요.

    그렇지만 분명히 잘 활용할 수 있다면 게임 진행에 도움이 되는 기술들이기도 하죠.

    그래서 이런 기술들을 일부러 게임의 극초반부에 배치하여 게임을 진행하면서 나올 새로운 기술들과 기믹들에

    대해 이해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고 숙련의 지표로 활용되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게임의 진행됨에 따라 새로운 기술도 해금됩니다. 사슬팔의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술과,

    로봇을 조종할 수 있는 기술 그리고 차지 공격이 존재하죠.

    각 기술들은 각 챕터가 진행됨에 따라 해금되기 때문에 

    기존에 가진 기술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한 플레이어가

    똑같은 플레이에 지루함을 느낄 수 있을 타이밍에 추가되어

    플레이어가 지속적으로 플레이에 대한 집중을 이어나갈 수 있게끔 합니다.

     

     

    그리고 맵 기믹을 통해 새로 해금된 기술을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합니다. 

    위의 스크린샷을 보면 매달려 있는 오브젝트 위에 데미지를 주는 구역이 설정된 것을 볼 수 있는데,

    플레이어가 사슬 길이를 조절하는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플레이한다면

    사슬의 반동으로 인해 데미지를 받기 십상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슬 길이를 조절하는 기술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밖에 없게 되죠.

    이는 게임의 다른 기술들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그렇게 플레이어는 챕터가 끝날 때쯤에

    각 기술에 대해 익숙해지게 되어 다음 챕터에서 이를 큰 어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마지막으로 각 챕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보스전이 존재합니다.

    화려한 연출과 함께 플레이어의 긴장을 놓지 않게 만들며 게임 플레이에서의 훌륭한 중간목표가 되어줍니다.

    이런 목표는 엔딩으로 가는 약 10시간가량의 긴 여정에서 그 여정이 마냥 길고 막막해보이지 않게 만들어주는 법이죠.

    그리고 게임의 진행상황에 대한 정보를 간접적으로 플레이어들에게 제공해 주는 역할도 하죠.

     

    다만 아쉬운 부분 역시 존재합니다.

     

    첫 번째는 사실상의 최종보스 역할을 하는 송 소령입니다. 사실 한 가지만 빼면 저는 잘 만든 보스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차지공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해당 보스전에서 보스가 반격기를 사용하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부정적 경험을 심어줍니다.

    열심히 차지공격 준비하고 있는데 갑자기 보스가 반격기를 써버리면 취소하기도 힘들고, 힘빠지기도 하거든요.

    차지공격은 해당 챕터에서 메인이 되는 기술인데 그 기술과 어울리지 않는 패턴을 가졌다고 생각하고,

    이것이 사람들이 송 소령을 억까 보스라고 생각하는 이유 중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부정적인 요소는 최종보스전의 부재입니다.

    분명히 송 소령을 사실상의 최종보스라고 적어 놓기는 했지만 말이죠.

    사실 송 소령을 격파한 후 엔딩까지의 사이에는 5 챕터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보스전이 없을 뿐이죠.

    스토리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보스전을 일부러 없앴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5 챕터의 길이가 너무 길었어요. 정확히는 장애물로 덮인 맵을 돌파하는 길이 말이죠.

    분명히 5 챕터에서 1~4 챕터까지의 맵과 장애물, 기술등 모든 것을 총정리하는 느낌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총정리하는 것에 마침표를 찍을 최종보스는 존재하지 않았죠.

    마지막 장면에서 저처럼 마침표를 찍어줄 최종보스를 기대하는 플레이어들도 분명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어울리지 않았을 수도 있었지만 저에게는 확실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난이도

     

    우선 이 게임의 베테랑 난이도 설계에 대해서는 정말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이게 제 호들갑일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훌륭한 설계였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베테랑 난이도라면 받는 데미지가 2배가 되거나 체력이 2칸인 것을 생각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산나비에서는 단지 체력이 최대로 회복되는 양을 4칸에서 2칸으로 줄였을 뿐이죠.

    이게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요?

     

    만약 시간이 지나면서 최대 체력으로 회복된다면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체력이 적을 때 어떤 행동을 할까요?

    아마 십중팔구는 피해를 받지 않는 안전구역에 숨어서 체력이 회복하는 것을 기다릴 겁니다.

    베테랑 난이도도 기다리면 2칸까지 체력이 차는 거 아니냐고요? 바로 거기에 설계가 있습니다.

    만약 베테랑 난이도에서 체력이 다 달아서 죽으면 어떻게 부활하게 될까요?

    바로 체력 4칸이 빵빵하게 차있는 완벽한 상태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2칸짜리의 목숨을 억지로 연명시키는 것보다 빠르게 부활하여 체력이 3칸 이상인 상태로

    똑같은 구간에 도달한다면 결과적으로 맵을 클리어하기 더 쉬워지게 되겠죠.

    그렇기에 베테랑 난이도를 플레이한다면 더 이상 죽음이 두렵지 않게 됩니다.

    체력이 낮아져도 시원한 플레이를 하여 화려한 컨트롤로 세이브포인트에 도달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만전의 상태에서 재시작을 할 수 있죠.

     

    이것이 산나비의 장점인 압도적인 기동성에 기인한 시원한 플레이와 조화를 이루어 재미있는 플레이가 될 수 있게 합니다.

     

    단 당신이 이 게임의 난이도를 감당할 수 있으면 말이죠.

     

     

    우선 가장 난이도 문제가 대두되는 3챕터부터 살펴봅시다.

    3 챕터의 가장 주요한 장애물은 일정 시간 안에 맵을 충분하게 진행하지 않으면 문답무용으로 '즉사공격'을 가합니다.

    이것만 보면 플레이어가 긴장감을 느끼게 만들고 플레이에 박진감과 스피드를 주는 재미요소가 될 수도 있지만

    문제는 문답무용으로 '즉사공격'을 가한다는 것입니다. 체력이 줄지 않는 '쉬움'난이도라도 얄짤없습니다.

    강조했잖아요? '문답무용' 

    물론 난이도가 낮아질수록 제한 시간이 길어지긴 합니다. 하지만 체력이 줄지 않는 쉬움 난이도에서 갑자기 즉사 공격의

    위협을 받아야 된다는 것은 분명히 큰 압박입니다.

     

    여기에서 좀 더 근본적인 문제로 들어가 봅시다. 난이도 설정에서 체력에 관한 요소는 설정이 되어 있지만

    맵에 관한 요소는 없습니다. 즉 어떤 난이도에서든 똑같은 장애물로 덮인 맵을 돌파해야 하고,

    때문에 정공법으로 플레이한다면 난이도와 상관없이 숙련된 컨트롤을 요구합니다.

    산나비에서는 이를 쉬움 난이도에서는 체력이 닳지 않게 하여 해결하였지만,

    맵과 기술 장애물에 대한 이해 없이 무식하게 들이박아서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플레이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과연 재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한국스러움 그리고 패러디

     

    딱 봐도 한국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중요한 것은 이를 사이퍼펑크 테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었다는 것이겠죠.

    조선의 문화와 현대 대한민국의 네온 빌딩들, 거기에 사이버펑크로 대표되는 미래기술까지 섞여있지만

    이것이 부자연스럽고 억지스럽다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수려한 도트 그래픽으로 자연스럽게 녹여내었습니다.

     

     

    분명 어디서 본 이사님이고, 어디서 본 모자고 방패입니다.

    산나비에서는 이런 패러디 요소를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런 패러디 요소를 찾는 것도 게이머로서 즐거웠습니다.

     

    이런 전통과 뒤섞인 수려한 사이버펑크 도트그래픽과 여러 패러디 요소들도 게임의 분위기를 환기하고 몰입하게하여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레이어가 엔딩까지 갈 수 있게끔 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스토리

     

    출시 당시부터 감동적인 스토리로 유명한 게임입니다.

    스토리의 결말까지 여기에서 서술해 버리면 큰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스토리의 개요와

    이런 스토리를 뒷받혀주는 연출을 중심으로 서술하겠습니다.

     

    줄거리

     

    퇴역 군인인 주인공에게는 귀여운 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딸은 산나비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폭파사고로 사망하게 되죠.

    깊은 상심에 빠진 주인공은 복수를 위해 산나비가 목격되었다는 마고특별시로 향하게 됩니다.

     

    주인공은 마고특별시에서 정보원인 '정보자산 취득 전문가' 금마리를 만납니다.

    그리고 금마리의 도움을 받아 주인공은 산나비에 대한 정보를 찾아나가게 됩니다.

     

    그러던 도중 마고특별시에 중앙 핵분열로가 있으며 이것이 융해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촉박한 시간 속에서 주인공과 금마리는 마고특별시를 돌아다니며

    도시에 숨겨진 진실과 산나비의 비밀에 대해 알아가게 됩니다.

     

    그 길의 끝에 마주하는 결과는 플레이어 여러분의 선택에 달리게 될 것입니다.

     

    연출

     

     

    사실 이 게임의 연출에 대한 부분은 제가 올린 스크린샷 전반에 들어가 있습니다.

    화려한 맵 연출과 보스전 연출, 각종 패러디들, 바로 위에 있는 스크린샷들처럼 게임 플레이 중간중간에 삽입되어

    게임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연출 등 다양한 연출이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산나비라는 게임의 스토리의 몰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였던 부분은 

    바로 게임 전반에 사용되는 자연스러운 대화 연출이라고 생각합니다.

    간단하게 말해 대화 연출이 따로 대화 메시지 창을 띄우지 않고 인게임 화면 내에서 이루어집니다.

    이는 메시지 창이 올라와 게임의 흐름을 끊는 것을 최소한으로 줄임과 동시에 플레이어가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 합니다. 거기에 따라오는 다양한 행동묘사와 표정묘사는 덤이고요.

     

    이런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스토리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플레이어에게 흘러들어오기 때문에 

    마지막에 다들 감동과 여운을 느낄 수 있는 것이겠죠.

     

    끝까지 가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잖아요. 그렇죠?

     

    다만 이런 연출과 스토리에 집중한 것에 불만이 있는 플레이어들도 존재합니다.

    분명 2D 플랫포머 게임을 구매했는데, 정작 내용물은 실제 게임 플레이보다 연출과 대화가 너무 많다는 의견이죠.

    해당 부분은 2D 플랫포머라는 장르에 풍부한 스토리 요소를 도입해서 만들어진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총평

     

    끝까지 가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산나비는 확실히 양질의 플랫포머 액션과 훌륭한 감동적인 스토리를 가진 수작입니다.

    이미 입소문을 타고 한국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고, 스팀 리뷰도 하루에 몇 백개씩 갱신중이기도 하죠.

    하지만 분명히 설계미스나 난이도 조절과 같이 아쉬운 부분 역시 존재하죠.

     

    하지만 이런 결과만 중요한 것은 아닐 겁니다.

    '데이브 더 다이버', 'P의 거짓' 등 국산 게임사에서 기존의 주요 장르를 포기하고 

    신규 인력이나 유통관리를 통해 새로운 장르들을 많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들 속에서 성공한 작품도, 실패한 작품도 여럿 있겠지만

    중요한 것인 인디게임 불모지라 불리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이겠죠.

     

    특히 산나비는 앞서서 소개한 게임들처럼 대형 개발사가 따로 팀을 꾸려서 개발한 게임이 아닙니다.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팀이 인디게임 불모지라 불리는 곳에서 당당하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죠.

    이 또한 우리나라의 인디게임의 발전에 있어 중요한 또 하나의 과정일 것입니다.

     

    산나비라는 게임도 개발 과정에서 2번 정도 정식 출시 기간이 미뤄진 게임입니다.

    이런 일정 변경 없이 끝가지 가는 것에만 집중에 조급하게 정식 출시를 했다면 지금과 같은 찬사는 받지 못하겠죠.

     

    산나비라는 게임 자체가 끝까지 가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느낌입니다.

     

    지금까지 산나비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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