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aisond'etre-정상인이 없는 교회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게임/게임 리뷰 2024. 3. 3. 19:12
이 글은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으로 작성되었으며 소량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게임소개
유튜브 알고리즘을 보다가 알게된 알만툴 게임입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리뷰 수가 1000 이하인 게임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대략 오백개 정도의 리뷰를 가진 '압도적으로 긍정적'타이틀을 단 게임을 한 후 살짝 돈이 아깝다 느꼈었거든요. 적은 리뷰수에는 이유가 있겠지 싶었습니다.
그래도 알만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개강 전 마지막으로 웰메이드 알만툴 게임을 사서 하고 싶었고, 이 게임을 샀습니다.
플레이타임은 4~6시간, 가격은 6,700원입니다.
줄거리
불치병을 앓고 있는 소녀 로제는 어머니를 잃은 어느 날 어딘가에 쓰러져 있다가 이를 발견한 목사에게 거두어져 교회로 오게 됩니다.
하지만 계속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교회와 무언가 한 군데씩 나사가 빠진듯 한 아이들.
이상한건 아이들 뿐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이 수상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다른 선택지가 없던 로제는 그래도 교회에서 지내기로 합니다.
그렇게 교회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사건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교회의 아이들이 하나씩 눈이 파이고 내장이 없는 시신으로 발견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렇게 주인공 로제는 수상한 사람밖에 없는 교회에서 살인사건의 범인을 밝히고 교회에서 살아나가기 위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인게임
알만툴 게임으로서
돈 받고 파는 알만툴 게임인만큼 설정창을 그래도 신경 쓴 모습입니다.
사실 캐릭터 소개 일러스트 그린 것만 봐도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꽤나 정교한 도트도 눈에 띄네요.
사진을 보시면 책이 뽑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브젝트와 상호작용하면 오브젝트가 움직이게끔 설정해 놓았는데
보통의 알만툴 게임에서 이런 애니메이션 효과를 문이나 중요 오브젝트에만 설정해 놓는다는 것을 고려하였을 때, 신경을 많이 쓴 부분입니다.
이 게임에서 핵심 요소가 되는 '집중'이라는 기능입니다.
집중을 사용하면
이렇게 물체의 정보가 태그에 달려서 올라오고, 중요 오브젝트의 경우 다른 색깔로 표시도 해줍니다.
집중 기능을 하고 있지 않더라도 중요 오브젝트가 근처에 있다면 이를 암시하는 신호도 줘서
평소에 집중 기능을 사용하고 있지 않아도 게임 플레이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참신하다고 생각했고 제가 이 게임을 구매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 밖에도 여러가지 버튼 액션스러운 요소들도 있고요.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쓴 모습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들 중에서는 돈 받고 파는 알만툴 게임이면 기본적으로 보장되어 있어야 할 요소들도 많지만
확실히 책같은 사소한 오브젝트에도 애니메이션을 넣어두었다는 부분과 집중 기능이 게임의 컨셉과 잘 어우러지는 부분은 칭찬해주고 싶네요.
적어도 돈 주고 파는 알만툴 게임으로서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 게임으로서
게임의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없어 이 게임은 이 게임은 대충 2.9절 정도로 이루어진 게임이라는 사실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이게 원래 주인공이 나서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1절
사실상의 해결편 역할을 하는 어른 캐릭터들을 조작하는 2절
선택지에 따라 각각 공포스러운 분위기의 공간과 외딴 숲에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각각 0.4절 정도 되고,
마지막으로 볼 거 다 본 후의 후일담 형식의 짧은 스토리가 2.9절 정도 되겠습니다.
2.9절이나 되니까 그래도 6,700원 치고 괜찮은 구성이네요.
그럼 스토리에 대한 주관적인 감상을 하자면
1, 2절은 괜찮았습니다. 미스터리요소가 있는 괜찮은 호러 쯔꾸르였다고 생각해요.
등장인물들이 어딘가 한 군데씩 나사가 빠진 인물이기는 하지만 미스터리 호러 장르와 어우려져서 오히려 그들이 나름대로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의 에필로그 파트입니다.
해당 파트에서 게임은 나사가 빠진 등장인물에 대한 나름의 변호 비스무리한 것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이 애시당초에 나사가 빠진 등장인물에게 이입하여 이러한 변호를 납득시키게 하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과제였고,
저는 게임의 마지막 부분에서 분명 감동적인 전개를 하였는데 무언가 불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수집요소
이 게임은 오브젝트를 열심히 조사하면 얻을 수 있는 수집 요소들이 존재합니다.
이를 다 수집한다면 짧막한 뒷설정과 같은 이야기를 제공하죠.
이런 요소를 참지 못하는 저는 결국 이를 다 모으는데 성공했습니다.
원문으로 된 게임 공략 사이트에 가서 파파고 번역기를 돌려서요.
네 어느 정도 몇가지 수집요소에 대한 힌트를 주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특정 시점에서만 먹을 수 있는 수집요소가 많고, 크게 근거가 없는 수집요소들도 상당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불편하다고 느꼈네요.
총평
'검은 숲 이야기'입니다. 똑같이 스팀에서 싸게 플레이한 알만툴 게임이라는 점에서 비교가 되네요.
기술적인 면이나 아트적인 면에서는 'Raisond'etre'가 확실하게 이 게임보다 좋다고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두 게임 중에서 무엇이 더 만족스러웠느냐를 묻는다면 단연 검은 숲 이야기를 고를 것 같네요.
결국 알만툴 게임의 특성상 아트나 기술적인 면에서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고 결국 '풍부한 스토리' 태그를 달고 경쟁하는 장르인데
게임 진행에 걸리는 부분이 없고 이야기가 살짝 밋밋하기는 하지만 불쾌한 부분 없이 자연스럽게 마무리했다는 부분이 큰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Raisond'etre가 그렇게 별로냐라고 물으신다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아트랑 디테일만 생각해도 리뷰수 1000정도는 달려있을 만한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영어 지원이 아직 안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팀에 저거보다 아트도 기술도 스토리도 구리면서 비슷한 리뷰 수 있는 쓰레기 게임들 많거든요.
적어도 알만툴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돈 주고 할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입니다.
10월에 전역 했을 때는 내 세상이 따로 없구나 느꼈는데 바로 내일이 개강이네요.
개강하면 종강 전까지 이런 글을 아예 못 쓸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 게임 엔딩이 여운이 남는다고 해서 감동을 기대하고 플레이 했었는데, 엔딩 부분의 여운이 남는 파트는 불쾌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것보다는 미스터리 호러를 더 잘린 작품이라 생각되서 더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 같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게임 > 게임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근에 사서 한 신작 겜 후기(Until then) (4) 2024.07.16 Tunic-모든 것은 메뉴얼 안에 있다. (4) 2024.07.16 Carto-지도와 함께하는 아기자기한 퍼즐 어드벤쳐 (0) 2024.03.29 산나비-끝까지 가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4) 2023.11.20